가평
[기고] 무한도전 경찰이 되고 싶다!
- 문경경찰서 경무계장 경위 장미정 -
기사입력: 2017/03/08 [08:33]  최종편집: ⓒ 보도뉴스
윤진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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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경쟁시대 루저들의 무모한 도전, 모 방송사에서 2005년 시작한 2000년대 가장 성공한 예능프로인‘무한도전’의 시작은 보잘 것 없었다.

 

평균 이하의 못난이들이 각종 미션을 수행하며 생고생을 하는 코너였다. 뻘밭에서 온몸을 던져 구르고 목욕탕 물을 이 통에서 저 통으로 퍼나르는 게임을 하는 모습이 애처롭기까지 했다.

 

무모한 도전이 여기 또 있다. 우리 경찰서에는 철인 3종 경기를 철마다 잊지 않고 출전하는 경찰관 3인방이 있다. 철인 3종을 참가했다고 해서 주변 동료들이 부러움의 눈길로 처다 보는 것도 아니고, 자랑을 안 하는 걸로 봐서는 남다른 기록을 갱신한 것도 아닌 것 같다. 하지만 언젠가는 무모한 3인방들의 꾸준함에 반해 눈길과 찬사를 줄 날이 올 것이라 나는 믿는다.

 

이희석 문경경찰서장은 지난 달‘무한도전 경찰’을 찾아서 포상하겠노라 했다. ‘무한도전 경찰’이란 무한경쟁의 시대에 걸 맞는 실적 좋은 경찰이 아니다. 무조건 도와주고 한없이 도와주고 도와달라고 말하기 전에 도와주고 전화 받기 전에 도와주는 마음 따뜻한 경찰을 뜻한다.

 

예를 들자면, 충청북도와 도 경계지점의 1개 면 소재지를 혼자 책임지면서 순찰오토바이를 타고 재빨리 우체국을 달려가 2개월 동안 2건의 보이스피싱을 예방한 치안센터장, 읍 소재지에 있는 영세식당의 LPG가스통을 훔쳐간 좀도둑을 신속히 검거한 직원, 주말등산객이 산행 중에 잃어버린 현금 100만원을 자신의 일처럼 산을 뒤져 찾아준 직원, 들깨 도둑을 잡아 훔친 들깨를 피해 농민에게 되돌려준 문경경찰서의 직원들 말이다.

 

예능프로‘무한도전’의 성공은 못난이 경쟁을 펼치는 출연자들에 대해 시청자들이 자신의 모습을 보는 듯 공감하고 응원하였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무한도전 경찰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시민들로부터 공감 받는 경찰이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먼저 공감할 줄 알고 감동할 줄 알아야 하며 창의적인 사고력을 높여야 할 테다.

 

우리 경찰서는 유연한 사고와 온기 있는 법집행을 위해 경찰관들이 매주 금요일 사복을 착용하여 근무하고 있으며 경찰서 마당과 정문에 바람개비를 설치하여 바람개비가 바람에 맞춰 돌아갈 때마다 경찰의 존재이유와 스스로의 직무자세를 수시로 되돌아 볼 수 있도록 했다. 바람은 시민들의 작은 손짓이고 바람개비는 그것에 응답하는 경찰이라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또 정문 옆 소나무 밑에 벤치와 함께 시민의 소리함을 곧 설치할 예정이다. 봄날 많은 시민들이 활짝 핀 영산홍 옆‘시민의 벤치’에 앉아 쓴 소리 단 소리를 해주시면 좋겠다.

 

무한경쟁시대에 시민들과 공감할 줄 알고 감동할 줄 아는 마음 따뜻한 경찰, 무한도전 경찰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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