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8년 자동차시장을 평가한다면 국제유가 파동, 원자재가격 인상 등의 국제적인 요인과 함께 쌍용차 사태, 현대차 파업 등 몇몇 악재로 인해 그동안 이어오던 성장세가 멈춘 아쉬운 한 해였다. 하지만 미국의 빅3가 휘청거릴 정도로 강하게 불고있는 글로벌 경제위기를 고려한다면 비교적 선방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자동차수출에 있어서는 더욱 아쉽다. 2008년 자동차의 총 수출량은 2,683,965대로 2007년 2,847,138대에서 5.7% 하락했다. 이는 세계 양대 자동차시장이라 할 수 있는 미국과 서유럽에서 부진이 원인이다. 미국에서는 수출대수가 10.5% 하락했고(북미전체는 -8.2%), 두번째로 큰 시장인 서유럽에서는 무려 35.8% 하락하였다. 한국에서 가장 중요한 두 시장에서 매우 큰폭의 하락을 겪은 것이다. 하지만 미국과 서유럽은 경제불황의 발원지 역할을 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는 국내 자동차업체의 부진이라 보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기 때문이다.
다행인점은 지난해 미국과 서유럽시장에서의 큰 폭의 하락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하락폭이 작았다는 점이다.
중고차사이트 카즈(http://www.carz.co.kr 대표 : 문건웅)의 김성철 연구원은 “시장의 요구에 맞춘 신속한 대응이 다변화 전략과 맞물려 신흥시장으로의 수출이 증가했다.” 라고 설명한다.
동유럽으로의 수출이 4% 증가한 것을 비롯, 인도, 중국 등 아시아에서 16%, 중동시장에서는 무려 27.3%가량 수출이 상승했기 때문이다. 이는 2001년과 비교했을 때 더욱 더 극명하게 나타난다. 8년간 미국시장은 2.5% 증가에 그쳤고, 서유럽시장은 오히려 17.39% 하락했지만, 동유럽은 무려 1344.9%, 중동에서는 397.6% 상승한 수치이기 때문이다.
미국과 서유럽에 치우쳐있던 자동차판매 지역이 인도와 중국, 그리고 중동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에서 큰 폭으로 증가했으며, 러시아를 포함한 동유럽으로의 수출 역시 크게 늘어났다. 이러한 점은 국내 자동차 업계가 이룩한 쾌거이고 또한 높이 평가될 수 있다.
하지만 안정권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더욱 더 성장해야 한다. 지난 2002년 이후 그 증가폭이 눈에 띄게 감소해 현재는 내수시장이 거의 포화상태에 다다른 상태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산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시장요구에 부합하는 자동차생산을 통해 수출량을 더욱 더 증가시켜야 한다. 지난 한 해 연비 좋고, 실용적이며 세련된 디자인을 원했던 시장에 순응한 혼다는 성장했고, 렉서스는 50여년간 독점하던 gm을 누르고 세게 1위에 등극했다. 그에 비해 이런 요구를 무시한 채 크고 화려한 차만을 선보인 gm, 포드, 크라이슬러 등은 지금 존립의 기로에 서 있다.
이러한 상황을 교훈 삼아 미국 등 북미시장과 서유럽시장에서는 올해의 부진을 만회하고, 미래를 위해서 동유럽, 중동, 아프리카, 중남미, 아시아 등 신흥시장을 장악해야 한다. 그래야만 완성차 뿐만 아니라 부품을 비롯한 중고차시장이 살 수 있다.